Insignia 2019, Joseph Phelps, Napa Valley, USA (+ Winery tour)
이번에 포스팅할 와인은 Joseph Phelps 와이너리의 Insignia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나파 밸리 명품 와인 중 하나. 국내 가격으로 병당 30 ~ 60만 원 선에 거래되는 듯?
내돈내산 하기엔 손이 벌벌 떨리는 금액이지만, 본사로 출장을 갔다가 신청한 와이너리 투어 덕에 한 잔 마셔볼 수 있었다.
오늘도 역시 시음기 및 투어 후기를 포스팅하기 전, 나파 밸리가 어딘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설명을 곁들이도록 하겠읍니다!
[Napa Valley]
미국 캘리포니아 중서부에 위치한 와인 산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 중 하나이다.
미국의 와인 산업은 1976년 파리의 심판 이후 나파 밸리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냈고, 그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져오며 나파 밸리는 미국 와인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이 되었다.
풍부한 일조량과 화산재/석회질의 토양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진판델 등의 레드 품종이 주로 생산되며, 유수한 와이너리들이 세계 최고 등급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Joseph Phelps]
High-End Napa Valley 와인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1973년에 창립자인 Joseph Phelps의 이름을 따서 설립된 와이너리이다.
Joseph Phelps는 나파 밸리에서 보르도 스타일 (단일 품종이 아닌 여러 품종을 블렌딩 하는 방식. 주로 Cabernet Sauvignon, Merlot, Malbec, Petit verdo, Cabernet Franc 등을 특정 비율로 블렌딩 한다) 와인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던 사람 중 하나로, Insignia 1974를 세상에 내놓으며 프리미엄 나파 밸리 와인 메이커로 자리매김을 시작했다.
Insignia 2002는 Wine Spectator의 "Wine of the year in 2005"에 선정되었으며, Insignia의 1991, 1997, 2002, 2007 빈티지는 Wine Advocate에서 100 점을 받으며 그 품질을 입증했다. 유명 와인 평론가인 Robert Parker 또한 Insignia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Cabernet Sauvignon - dominant 한 와인 중 하나"로 표현할 정도.
Joseph Phelps에는 Insignia 이외에 여러 라인업들이 있는데, 전부 높은 품질과 훌륭한 맛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Winery Tour♬]
지난 2023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본사로 출장을 갈 기회가 생겨서 주말을 이용해 다녀왔다.
명목은 Customer training이었지만, 거의 와인 트레이닝을 시켜준 듯;
나파 밸리의 참맛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하다가 와이너리 투어를 생각해 냈고, 폭풍 구글링을 통해 이 와이너리를 접하게 됐다.
사실 이전에는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던 와이너리라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Tasting place의 풍경이 너무 예뻤기 때문에 고민 끝에 낙점!
공식 사이트를 통한 예약 방법은 어렵지 않다. 연락처와 일행의 이름, 이메일 주소를 넣고 예약금을 결제하면 (100% 선불이다) 이메일로 확정 메일이 온다. 다만 우리나라의 캐치테이블/테이블링처럼 미국에는 Tock이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공식 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진행해도 Tock으로 자동으로 연동돼서 예약이 진행되니 놀라지 말 것. 아마 와이너리 측과 제휴를 맺고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닌가 싶다.
본사가 있는 Milpitas에서 Napa Valley까지는 차로 2시간 30분 정도 소요가 된다.
나파 밸리 표지판은 2시간 정도 가면 보이는데, 넓은 땅덩어리답게 그 안에서도 30분은 더 가야 Joseph Phelps에 도착할 수 있다..
저 건물 사이에 있는 입구에 도착하면 안내원이 친절하게 예약 여부를 확인해 주고, Tasting place를 배정해 준다.
예약 시에 실내/실외를 선택할 수 있다. 저 날은 날이 좋아서 무조건 Terrace를 해야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예약에 성공했던 케이스.
안내받은 자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내가 여기서 시음을 한다고? 굉장히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서 만족 200% :)
깔끔한 흰색 파라솔과 실용적인 갈색 나무 의자, 그리고 Welcome letter와 간단한 안주, 와인잔이 정갈하게 놓인 탁자.
그리고 무엇보다 포도밭이 한눈에 보이는 전경이 너무 맘에 들었다.
Welcome letter에는 모든 일행의 이름을 넣어준다. 시음할 와인의 목록과 각각의 특징, 그리고 오른편엔 와인의 가격이 적혀있다. 가죽 케이스 안에 들어있어 요것도 맘에 든 포인트 +1.
이 날은 위 사진에 있는 것처럼 총 5개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일일이 다 서술할 수 있을 만큼 기억이 뚜렷하진 않다.
5개 와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와인은 맨 아래의 2개, 즉 Insignia와 Cabernet Sauvignon이었다.
Cabernet Sauvignon에 대한 시음기는 나중에 다시 서술하도록 하고, 오늘은 Insignia에 대한 얘기만 해보도록 하자.
(Cabernet Sauvignon은 사실 한국에서 2018 빈티지를 좋은 금액에 구해놨다 ㅎ 현재 와인 셀러에서 잠자는 중)
Tasting Note
Aeration: N/A
Pairing: Olive, Bread
Price: 365$ in Joseph Phelps Vineyards
Body: High
Tannin: High
Dry: High
Acidity: Low
Finish: Long-lasting
Jammy한 검은 과실향이 어우러진 아로마. 선이 굵은 오크향이 더해져 첫인상부터 굉장히 강력한 포스를 풍긴다.
Cabernet Sauvignon이 93%나 함유된 만큼, 뚜렷한 카시스와 풀냄새가 감지된다. 그러나 지배적인 노트는 블랙베리와 체리, 그리고 오크!
전형적인 미국 와인답게 입에 머금자마자 꽉 차는 과실향이 인상적이다. 타닌감은 입자가 단단하고 굵게 느껴지긴 하지만 거칠진 않았음.
산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따라서 신선한 과일의 향과는 거리가 멀고, 엄청나게 농축된 깊은 과일향이 주로 느껴진다.
굉장히 무거운 벨벳 커튼을 입 안에 늘어뜨리는 듯한 바디감이 느껴졌다. Rich 그 자체.
목넘김은 볼륨감이 넘치는 Silky함으로 표현될 것 같다. 뭔가 엄청난 것이 넘어간다 싶은 그런 느낌.
버터리한 연유 느낌이 많이 느껴진다. 풍부한 정향, 약간의 레더리함, 그리고 약간 커피 같은 뉘앙스가 더해져서 중후한 인상을 심어주는 듯.
피니시는 Long-lasting. 여운이 몹시 길게 남는다. 이래서 High-End라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만 내게는 오크가 너무나 강렬하게 느껴진 와인이다. 분명 복합미를 더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오크향에 가려져 못 느꼈던 것 같다.
섬세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겠다. 반면에 묵직한 바디와 직관적인 강렬함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최고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 한다 (aka 우리 아빠. 아들이 돈 많이 벌어올게).
총평: 나파 밸리 스타일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좋아한다면 강력 추천. 다만 가격 값을 하는 맛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에서보단 싸다.
+ 1. 시음 컷
+ 2. 내부
건물 내부는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다. Joseph Phelps Vineyards의 역사와 와인의 유래를 소품과 함께 설명해 놓았고 각종 굿즈들도 팔고 있다.
여기도 깔끔하게 꾸며놔서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우와 우와 하면서 둘러볼 만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