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list

Typesetter 2019, Napa Valley, California, USA

Vinok 2025. 10. 4. 18:15

이번에 알아볼 와인은 Typesetter이다.

와인샵이나 마트에 잘 등장하지 않는 녀석이지만, 바틀이 굉장히 특이하고 센스있게 생겨 호기심에라도 한 번 들어볼 만 한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

Vinum Cellar에서 생산된 와인이고, 도수는 14.9% ALC로 다소 높은 편.

주 품종은 Cabernet Sauvignon (이하 Cab) 이다. 캘리포니아 주세법 상 75% 이상 특정 품종을 사용하면 그 품종의 이름을 라벨에 붙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Cab 이외의 타 품종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알기 쉽지 않다.

이 와인은 이전에 포스팅한 Insignia와 같이 Napa Valley에서 생산된 와인이므로, Napa Valley에 대해 또 기술하진 않겠다.

대신 바틀에 설명되어 있는 와인의 유래를 간단히 소개할까 한다. 역시나 어디 가서 아는 척 하기 좋은 정도로만 기억해주신다면 감사하겠다. 사실  까먹어도 괜찮다. 바틀에 다 적혀있다..

 

[Origin of wine name, Typesetter]

Vinum Cellar의 창립자 중 한 명인 Richard Bruno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

Typesetter는 한글로 조판공(활자를 짜맞추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번역되는데, Richard의 할아버지가 조판공 일을 하셨던 모양이다. 인쇄소의 활자에는 잉크가 마를 날이 없기에, 할아버지의 손도 검고 진득한 잉크로 자주 얼룩져 있었다고 한다.

Winemaker가 된 Richard는 어느 날 와인 양조를 하는 자신의 손에 잔뜩 묻은 검은 포도즙이 할아버지의 잉크 묻은 손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존경심의 발로로 Typesetter라는 와인을 출시했다고 한다.

 

검은 바탕에 금빛 레이블이 세련되어 보인다..!

 

 

Tasting Note

Aeration: 30 min in bottle
Pairing: Grilled Beef
Price: 89,000 ₩

Blending: Cabernet Sauvignon
ALC: 14.9 %
 
Body: High
Tannin: High
Dry: High
Acidity: Moderate
Finish: Medium +

 

 

네이밍에서 연상되는 바와 같이, 잉크처럼 진득하고 무거운 Cab을 잘 표현한 와인.

검붉은, 그러나 검은 쪽이 우세한 과실향과 Cab 특유의 그리너리한 노트가 처음에 잘 느껴지며, 와인 전반을 감싸안는 부드럽고 풍부한 실키한 바닐라, 럼, 스모키함이 느껴진다. 숙성에 쓰인 오크통 중 50%가 New French oak임이 다시금 느껴짐.

(* 보통 와인 숙성 시 새 오크통 비율이 높을 수록 풍부한 바닐라, 럼, 견과류의 풍미가 잘 느껴진다!)

간간하게 흑설탕 같은 녹진한 달콤한 향이 감지되고, 과실향에 뒤이어 클로브 (정향. 쌍화탕 생각하면 된다)와 계피, 그리고 약간의 가죽향이 느껴짐. 전반적으로 향들이 복합적으로 잘 쌓여있는 느낌을 받았다.

 

타닌은 꽤 부드러운 편이지만, 혀로 입 안을 훑으면 바로 느껴질 정도로 많음. 목넘김에서 약간의 타격감이 있긴 하지만 불쾌할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운은 긴 편이었으며,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중후함을 가진 와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신대륙 스타일의 직관적이고 묵직한 와인이지만, 오버스러운 부분이 딱히 보이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

 

모임에 가지고 나가기 딱 좋은 와인! 짧고 재밌는 스토리와 직관적이고 강렬하지만 고급스런 맛을 갖추고 있다.

가성비...까지는 아니지만 가격 값은 충분히 하는 듯?

안주 없이 마실 와인은 아니다. 구운 소고기 및 양고기와 좋은 페어링을 보여준다.

 

총평: 어디에 내놓아도 아쉽지 않은 Napa Valley 와인. 가격만 조금 더 저렴했다면... (공홈 기준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