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 지 오래됐지만 기억을 더듬어 써보는 시음기♬
이번에 소개할 와인은 샤또 깡뜨메를르 2017이다.
이 와인은 Grand Cru Classe 5등급이고, 해당 등급 체계에 가장 나중에 합류한 샤또이다.
해당 빈티지에 사용된 품종은 Cabernet Sauvignon 71%, Merlot 25%, Petit Verdot 4%이다.
시음기를 포스팅하기 전에, Grand Cru Classe와 Chateau가 대체 뭔지 잠시 알아보자.
[Grand Cru Classe]
Grand Cru는 불어로 '위대한 밭'이라는 뜻이며, 보르도의 와인 등급 체계 중 하나이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체계이고, 이 등급에 속한 와인들은 품질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1855년도에 제정되었으며 (Grand Cru Classe EN 1855라고 쓰여있는 이유), 보르도 좌안에서 생산된 와인에 적용되는 등급 체계이다. 5등급부터 1등급까지 있으며, 당연히 등급이 올라갈수록 가격도 올라간다..
프랑스 5대 샤또로 유명한 샤또 무통 로칠드, 샤또 라피트 로칠드, 샤또 라뚜르, 샤또 마고, 샤또 오브리옹은 전부 그랑 크뤼 1등급 와인. 이 와인들은 기본 100 만원을 호가하며, 빈티지에 따라 3~400 만원이 넘는 것들도 있다..!
[Chateau, 샤또]
보르도에서 생산된 와인 레이블을 보면 Chateau + 어쩌고 하는 문구를 많이 보셨을 것이다.
이 문구는 종종 성이나 탑처럼 생긴 삽화와 같이 인쇄되어 있는데, Chateau가 불어로 Castle, 즉 성이라는 뜻이기 때문.
화려한 성을 가진 귀족들이 자신들의 밭에서 와인을 생산했었기 때문에 일종의 브랜딩 목적으로 사용되던 말이었지만,
요즘은 규모와 크게 상관없이 와이너리와 같은 의미로 통용된다.
다만, 샤또라는 명칭이 붙은 와인은 해당 샤또에서 와인 제조의 전 과정을 직접 담당했다는 뜻이다.
특정 샤또 소유의 밭에서 포도를 수확하고, 샤또에서 직접 와인을 양조하고 병입했다는 의미인 것.
예전에야 샤또라는 이름이 붙으면 고급 와인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딱히 그렇지 않다.
Aeration: Opened 2 hrs in bottle before drinking
Pairing: Lamb
Price: 65,000 ₩
Body: Medium
Tannin: Moderate
Dry: High
Acidity: Medium
Finish: Moderate
처음에 검붉은 과실향이 훅 끼치며, 채도는 주로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같은 검은색에 가깝다.
카시스도 느껴지며, 내 코 한정 보르도 특유의 천도복숭아 향이 꽤나 농밀하게 다가온다.
입에 머금었을 때 느껴진 타닌감은 거세지 않아 부드러운 느낌이 강했다.
목넘김은 껄끄럽지 않고 부드러웠으며, 피니시는 다소 약한 편. 강건함보다 섬세함에 무게추가 쏠린 와인.
과하지 않은 오크 터치와 정향, 그리고 축축한 흙내음이 살풋 느껴진다. 꽤 좋은 밸런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함.
다만 빈티지가 좋지 않은 탓인지 복합미나 미네랄리티가 느껴질 정도로 구조감이 확고하진 않았던 것 같다.
2017 빈티지는 5~6만원이 적정가인 것 같은 느낌이며, 8만 원 정도면 2015 빈티지도 시도해보고 싶음.
육향이 진한 양고기와 페어링했는데, 고기에 묻히지 않고 나름 선방한 것 같다.
다만 이 와인의 향을 더 잘 느끼려면 닭고기나 육회 같은 안주가 더 나은 조합이 되지 않을까 한다.
총평: 가격대비 추천할 만 하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엔트리 급 Grand C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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